1. "가관이네", 담화공동체,사회적의사소통,담화관습
멋진 경치를 보고 "가관이네"라고 말하는 길. 주변에서 이를 들은 동료들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왜 그렇게 표현하냐고 타박을 한다. 일상 속에서 "가관이네"라는 표현은 못볼꼴을 보았을 때, 한심한 모습을 보았을 때 비꼬는 표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관'의 뜻은 다음과 같다.
- 1
경치 따위가 꽤 볼만함.
내장산의 단풍은 참으로 가관이지.
- 2
꼴이 볼만하다는 뜻으로,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는 뜻으로 이르는 말.
잘난 체하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길은 '1'의 표현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표현은 적절했다. 그러나 주변 동료들은 어처구니 없음을 느꼈고 시청자들도 동료들의 반응과 같았다. 이 장면은 웃음 포인트가 되었다. 적절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잘못된 반응으로 느끼고 웃음포인트가 되었을까. 바로 '담화관습' 때문이다. 말의 쓰임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데 현재 '가관'이라는 단어는 대상을 비꼬는 의미인 '2'의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1'의 의미로 쓰는 경우는 잘 없다. 즉, 원칙적으로 정확하게 쓰였더라도 실제로 받아들이는 담화공동체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하는 '담화관습'에 따라서 의미가 결정되는 것이다.
2. "나 이런거 무서워 하네". 1인칭의 제약
길이 "나 이런거 무서워 하네"라는 말을 했을 때 주변 동료는 물론이고 시청자들은 '???'를 떠올리며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지었다.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표현이 왜 잘못되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모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구체적인 문법규칙을 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표현은 왜 잘못되었는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네'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서워하네, 슬퍼하네, 집에 가네, 밥을 먹네' 와 같은 경우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대상을 관찰한 결과를 드러내는 표현이다. '관찰해보니 새로 알게됨'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관찰한 것처럼 표현하니 모순되는 것이다. 즉, 1인칭의 '나'는 '~네'의 표현과 결합되어 표현될 수 없다. 즉 "어? 내가 집에 가네, 내가 밥을 먹네, 내가 기뻐하네" 등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등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길' 자신이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면 "나 이런거 무서워하네"와 같이 자신에 대해서 새로 알게된 것처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전날 밤에 자신이 취해서 이상한 곳으로 가는데 그것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나 이상한 곳으로 가네"와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길이 만일 자신이 그러한 줄 몰랐던 상황이라면 잘못된 문장표현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므로 그러한 맥락이 없는 '1인칭+~네'의 표현은 언제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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