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믿을 수 없다, 저것들도 먼지와 수분으로 된 사람 같은 생물이란 것을.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만 살면서도 저렇게 비대해질 수 있단 말인가. 살덩이를 녹이는 살충제를 어떻게 가는 혈관으로 흘려보내며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를 똥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입을 벌릴 수밖엔 없다, 쇳덩이의 근육에서나 보이는 저 고감도의 민첩성과 기동력 앞에서는.
2
사람들이 최초로 시멘트를 만들어 집을 짓고 살기 전, 많은 벌레들을 씨까지 일시에 죽이는 독약을 만들어 뿌리기 전, 저것들은 어디에 살고 있었을까. 흙과 나무, 내와 강, 그 어디에 숨어서 흙이 시멘트가 되고 다시 집이 되기를, 물이 살충제가 되고 다시 먹이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빙하기, 그 세월의 두꺼운 얼음 속 어디에 수만 년 썩지 않을 금속의 씨를 감추어 가지고 있었을까.
3
로봇처럼, 정말로 철판을 온몸에 두른 벌레들이 나올지 몰라. 금속과 금속 사이를 뚫고 들어가 살면서 철판을 왕성하게 소화시키고 수억 톤의 중금속 폐기물을 배설하면서 불쑥불쑥 자라는 잘 진화된 신형 바퀴벌레가 나올지 몰라. 보이지 않는 빙하기, 그 두껍고 차가운 강철의 살결 속에 씨를 감추어 둔 채 때가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아직은 암회색 스모그가 그래도 맑고 희고, 폐수가 너무 깨끗한 까닭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뜬 채 잠들어 있는지 몰라.
1연에서 화자는 믿을 수 없다! 라고 말한다. 도대체 무엇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일이기에 시작부터 느닷없이 '믿을 수 없다!' 라고 말을 했을까. 화자는 '저것들'에 대해 말한 것이었다. 화자는 바퀴벌레를 보고 있다. 그리고 생각한다. '저것들' 즉 바퀴벌레들도 우리와 같은 생물인데, 시멘트, 살충제와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멸종하기는 커녕 '비대'해졌다. '진화'를 한 것이다. 고감도의 기동성과 민첩성을 갖춘 '저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바퀴벌레를 보면 '으~...'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반응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징그러움'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도 오히려 진화하는 생물'이라는 점이 더해져서 놀라움까지 함께 느낀다.
2연에서는 '최초'의 시간 즉, 과거를 생각해본다. 지금(1연)의 바퀴벌레의 모습을 보면서 바퀴벌레의 모습이 처음부터 저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화자의 생각에 바퀴벌레는 '흙->시멘트', '물->살충제'가 되기를 기다렸다고 본다. 이 말을 통해 화자는 바퀴벌레가 '열악한 환경, 오염된 환경'을 좋아한다, 혹은 그런 환경에서 진화를 한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바퀴벌레는 열악하고 오염된 환경에서 진화하는 존재이다, '현재'는 과거의 '흙, 물'이 있던 시대에서 '시멘트 살충제'가 있는 시대로 옮겨온 시대이다. 즉, '현재'는 환경이 오염되었고, 이로 인해 바퀴벌레들은 '진화'를 했다. '저것들'은 '썩지 않는 금속의 씨앗'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경이 열악한 만큼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화하게 된다.
3연에서는 화자는 미래를 떠올려 본다. 과거에서 현재로 오면서 '흙->시멘트, 물->살충제'와 같은 환경오염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금속의 씨앗을 가진 바퀴벌레는 진화를 했다. 화자는 미래가 되어서 환경이 더욱 심하게 오염된다면 바퀴벌레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하고 상상해본다. 상상 속에서 바퀴벌레는 '로봇처럼', '중금속 폐기물을 배설'하는 '잘 진화된 신형 바퀴벌레'이다. 미래는 환경오염이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바퀴벌레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바퀴벌레가 등장할 미래에 비하면 현재는 '아직 암회색 스모그가 맑고 희고, 폐수가 너무 깨끗'하다. 이 말은 정말 '맑고 희고 깨끗'하다는 말이 아니다. "현재 암회색 스모그와 폐수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 이러다가는 미래에는 신형 바퀴벌레가 나올지 몰라."라는 말을 '맑고,희고,깨끗'하다라는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 현재의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경각심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용 : 현대 누명의 발달로 인한 환경 파괴의 심각성
형식 : 산문적 진술, 반어적 표현, 영탄법, 도치법, 상징
<★핵심 내용: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
1.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2. 가정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3. 'ㄱ(반어법)'에 쓰인 표현 방법이 사용된 것 찾기
4. '현재-과거-미래'의 흐름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5. 어구의 순서를 바꾸어 해당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6. 실제 의도와는 상반된 표현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7.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8. 부정적 이미지의 소재를 사용해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9. 환경 오염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다양한 시어들을 활용하고 있다.
10. 가정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핵심 내용: 헷갈리기 쉬운 내용 : 잘못된 설명>
1. 대상이 지닌 속성을 바탕으로 문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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