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어진 시 정리1 윤동주 - 쉽게 씌어진 시 (정리) 1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2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3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4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5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6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7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8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9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10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어느 날 밤, 밖에서 비가 내립니다. 그런 날이면 우리는 우수에 젖어.. 2020. 12.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