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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내신 정리/고2_문학_미래엔(방)

윤동주 - 쉽게 씌어진 시 (정리)

by 내쉐샹 2020. 12. 17.

1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2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3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4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5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 죄다 잃어버리고

6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7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8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9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10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어느 날 밤, 밖에서 비가 내립니다. 그런 날이면 우리는 우수에 젖어 생각에 잠깁니다. 과거를 돌아보거나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이 시의 화자도 마찬가지였고, 또한 그것으로 인해 시를 쓰게 됩니다.

  1연에서 화자는 어느 날 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현재 '나'가 있는 곳은 육첩방 남의 나라. '남의 나라'에 있는 상황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는 일제 강점 상황에서의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2연에서처럼 일제 강점의 상황에 '시를 적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그 성찰의 내용을 한 줄의 시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3연, 4연에서는 현재 자신의 생활 모습을 그립니다. 아무일 없이 평범한 유학생, 대학생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후, 5연에서는 '생각해보면'이라고 하며 성찰하기 시작합니다. 어린 때 동무들은 모두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떠났습니다. 6연에서는 친구들과는 달리 혼자 '침전'해 있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7연에서 부끄러움을 고백합니다.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투쟁하고 저항하는 것과는 달리, 자신은 '시'를 쓰며 투쟁-저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의 투쟁에 비하면 시로써 투쟁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을 한 화자는, 8연에서 현실을 다시 인식합니다. 1연에서는 '육첩방은 남의 나라...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걸까...부끄럽다...'와 같은 생각을 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8연에서는 '그래. 육첩방은 남의 나라야. 일제 강점의 시기야. 무기력하게 있어선 안돼.'라고 생각을 하며 의지적 마음을 다집니다.

  왜 현실을 재인식하고 의지를 다졌다고 보는지는 9연부터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등불'을 밝혀 '어둠'을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이전에는 무기력하게 어둠 속에서 침전해 있었다면, 반성-성찰을 통해 현실을 재인식한 후에는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어둠'을 내몰고자 합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오는 아침처럼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0연에서는 '나'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은 '현실적 자아'와 '성찰적 자아'의 화해를 의미합니다. '현실적 자아'는 이 시에서는 '무기력한 나'의 모습을 말하고, '성찰적 자아'는 무기력한 '나'의 모습을 성찰하고 반성하여 의지를 다지게 하는 자아를 말합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멍청이, 바보'라고 말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라고 다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멍청이,바보'같은 행동을 한 자아가 '현실적 자아', 그것을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는 자아가 '성찰적 자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성찰적 자아'가 '현실적 자아'를 혼내주는 역할처럼 보이기도 하고, 미워하는 자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둘 사이에는 '갈등'이 발생합니다. 이 작품의 화자 역시 마찬가지였죠. 현실의 자아는 무기력하기에, 이를 성찰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성찰적 자아와 갈등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성찰적 자아가 먼저 손을 내밀어서 현실적 자아와 화해를 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을 그만 두고, 긍정적 마음을 회복하여 다시 새롭게 나아가려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

 

 

<★핵심 내용: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

 

1. '육첩방은 남의 나라'는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을 의미한다.
2. '최초의 악수'는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화자의 의지를 나타낸다.
3. '시대처럼 올 아침'은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화자의 기대화 확신을 나타낸다.
4. '홀로 침전하는 것'은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무기력한 화자의 모습을 의미한다.
5.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화자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6. 현실에 대해 상실감과 회의를 느끼고 있다.
7. 다가올 미래에 대해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8.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삶을 부끄러워하고 있다.
9.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0. 작품의 구조는 '현실 인식 - 반성 - 극복 의지'로 나눌 수 있다.

11. 8연에서는 1연의 내용을 변주하고 반복해서 화자의 현실 인식 태도가 변화했음을 드러낸다.
12. 10연에서 두 개의 '나' 중에서 첫 번째는 성찰적 자아, 두 번째는 내면적 자아이다.

 

<★핵심 내용: 헷갈리기 쉬운 내용 : 잘못된 설명>

 

1. 부정적이고 암울한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2. 1연과 8연에서는 모두 청각적 심상을 통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3. 8연에서는 1연의 내용을 부정함으로써 화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심화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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