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30. 00:01
도토리 나무
매일 내가 지나가는 길에 우뚝 서 있는 도토리나무야. 항상 그 자리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가끔 너를 보며 마음 속으로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웃어 보이면서 너희가 흔드는 가지를 유심히 보기도 한다. 항상 그렇듯, 너희는 아무 일도 없는 듯이 가을바람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구나.
아니. 어쩌면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보는 저 아이를 보고 웃음을 내어주고 있을지도, 또 어쩌면 웃음을 내어주면서 ’저 아이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구나‘하며 아쉬워할지도 모르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너와 나의 마음은 서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발그레한 수줍음을 닮아 있는 것 같아, 마치 내가 도토리나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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