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9 잠이란? 죽음은 생명의 불씨가 꺼진 상태이다. 불씨가 꺼진 생명의 육체는 땅으로 가라 앉는다. 그리고 서서히 썩으며 점차 땅으로 내려 앉고 결국 땅과 하나가 된다. 땅의 자양분이 된다. 그 자양분을 통해 새 생명이 피어난다. 죽음은 생명으로 전환된다. 인간에게 잠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 중에서 뇌의 변화와 관련된 중요한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잠을 잘 때 우리 뇌는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들을 정리한다. 푹 자고 나면 우리의 뇌는 깔끔하고 정돈된 상태가 된다. 등을 끄고 잠을 자듯이, 자는 동안에 우리 몸 안에는 불이 꺼진 상태가 된다. 평소보다 고요하다. 우리의 뇌는 여기저기 퍼져 있는 쏟아지는 별빛들을 차분히 가라앉혀 차분한 반짝임의 상태로 전환시킨다. 매일 우리가 자는 동안 죽음은 .. 2024. 7. 8. <마흔에 읽는 니체> 서평 - 당신은 한 번뿐인 이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 는 자신의 세상을 재창조하게 만드는 책이다. 어떤 말이나 글, 행동에는 사상이 담겨 있다. 사상의 조각들을 발견한 우리는 그것을 마음에 담아 적절한 위치에 끼워맞추기도 하고 다듬어 재창조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각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다시금 살펴보고 조각들의 의미를 생각해보면서 나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누군가의 사상을 통째로 받아들이는 경험이었다. 매우 귀한 경험이었다. 사랑니가 새롭게 날 때 치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처럼 삶이 흔들렸다. 아모르 파티~♬ 가수 김연자님의 노래 제목이다. 신나는 노래의 비트는 가슴을 움찔움찔하게 한다. 아모르 파티의 의미는 '네 운명을 사랑하라'이다 (amor: 사랑, fati: 운명) . 이는 니체의 핵심어 .. 2023. 12. 8. VR 러닝머신 지루하다.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을 요즘엔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시작한 헬스. 러닝 머신에 올라 걷고 뛰는데 시간이 가지 않는다. 시간이 왜 중요하냐면 10분 동안 타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원래 멍을 잘 때리는 성향인데 멍을 때려도 이상하게 시간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눈을 감는다. 고개를 살짝 든다. 그러는 동안 머신에서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나름의 안전장치를 한다. 양쪽에 머신의 몸체를 잡는다. 거기에 있는 조립 이음새에 검지를 그곳에 가져다 댄다. 그러면 뒤로 밀리는지 감지할 수 있다. 준비를 모두 마쳤다. VR을 켰다. 여기는 6층이다. 창문 너머에는 비슷한 높이의 건물이 있다. 일단 그쪽으로 간다. 그런데 러닝머신에 경사를 설정해 두어서 대각선 위로 .. 2023. 11. 26. 뜨겁거나 습하거나 뜨겁거나 습하거나 올 여름만큼 더웠던 적이 있었을까. 얼핏 올 여름과 '더웠다'는 말이 들어맞지 않는단 생각이 든다. 뜨거웠다. 그렇다, 덥다기보다 매우 뜨거웠다. 마치 지구가 열병을 앓은 것처럼. 나는 지구의 이마 위를 짚고 서 있는 수분을 머금은 아주 작은 생명체로서 속절없이 뜨거워졌다. 이마 위에 물기가 모여 서서히 몸집을 부풀리다가 하나의 방울이 되고 이때다 싶은 순간 흘러 내린다. 주륵하고 흐른 방울은 세모난 턱의 끝에 매달리고 처마 끝의 그것처럼 똑 떨어진다.우리의 몸은 열이 나면 땀을 내서 열을 배출한다. 지구는 우리를 통해서 땀을 배출하며 열을 내리고 있는 것일까. 문득 나는 불순물이 섞인 지구의 땀이 된 듯하여 이상하고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말이 떠올랐다. 뜨겁고.. 2023. 11. 2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