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가 되어 글쓰기4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았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2024. 3. 18.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그대가 귀찮고 싫어서가 아닙니다 이따금 혼자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모처럼 내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서라도 종종 내가 나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나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잘 살고 있는지 잘못 살고 있는지 스스로 안부가 궁금해서라도 홀로가 좋을 때 있나니 나는 늘 나의 손님이고 싶습니다 2024. 3. 18. 정신병원 풍경 / 박봉우 정신병원 풍경 / 박봉우 정신병원이 있는 그 곁에 이사가고 싶다. 조용한 한 폭의 그림. 그 병원을 바라보면서 나는 언제나 나를 더욱 나를 생각해보고 싶다. 2024. 3. 18. 고요한 물 / 도종환 고요한 물 / 도종환 고요한 물이라야 고요한 얼굴이 비추인다 흐르는 물에는 흐르는 모습만이 보인다 굽이치는 물줄기에는 굽이치는 마음이 나타난다 당신도 가끔은 고요한 얼굴을 만나는가 고요한 물 앞에 멈추어 가끔은 깊어지는가 *의 우물 2024. 3.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