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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정연복 자화상 / 정연복 오십 중반 넘어 이따금 거울을 들여다본다 알 듯 모를 듯 낯익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어쩐지 슬퍼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이 있다. 괜스레 밉기도 하고 안돼 보이기도 하는 홱 밀쳐버리고도 싶고 가만히 안아주고도 싶은 대체 저 사람은 누구인가. 어쩌면 인생은 내가 내게로 가는 길 거울 앞의 나 거울 속의 나의 만남 속 내가 나를 알아가고 내가 나를 보듬고 사랑하는 일. 아직도 나는 갈 길 아득히 멀다 2024. 3. 18.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그대가 귀찮고 싫어서가 아닙니다 이따금 혼자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모처럼 내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서라도 종종 내가 나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나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잘 살고 있는지 잘못 살고 있는지 스스로 안부가 궁금해서라도 홀로가 좋을 때 있나니 나는 늘 나의 손님이고 싶습니다 2024. 3. 18.
나는 / 서정홍 나는 누가 나 대신 들녘에서 땅을 갈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공장에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땡볕에서 집을 짓고 있습니다. 누가 나 대신 도로에서 길을 닦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날마다 구수한 밥을 먹고 날마다 따뜻한 옷을 입고 날마다 편안하게 잠을 자고 날마다 길을 걸어갑니다. 누가 나 대신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때론 밤을 꼬박 새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2024. 3. 18.
정신병원 풍경 / 박봉우 정신병원 풍경 / 박봉우 정신병원이 있는 그 곁에 이사가고 싶다. 조용한 한 폭의 그림. 그 병원을 바라보면서 나는 언제나 나를 더욱 나를 생각해보고 싶다. 2024. 3. 18.